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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마이 임지영선교사 편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5-01-03 16:58 조회 5,815

샬롬~ 2014년 한 해를 마감하며 저희 가정을 사랑으로 지켜봐주시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동역자 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올 한해는 유독 태국에 나와 살면서 한국사정을 뉴스로 접하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던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방 나그네 신분으로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지고 갈 마음의 짐을 모른 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무거운 마음이 늘 한 켠에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지내는 태국에도 올 해는 다사다난한 해로 기록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기간 지속된 쿠테타로 인한 계엄령 선포와, 장기체류 외국인들에 대한 비자 단속 등 잠시 피해갈 소나기가 많이도 내렸습니다. 감사하게도 현재 상황은 한결 수월해졌고, 안정을 되찾은 상태입니다.

< 소 식 >

1. 가정 이야기

지난 10월에는 딸 라엘이가 첫 돌을 맞아 한인교회 식구들과 식사를 하며 축하를 받았습니다. 젊은 부부가 비교적 적은 해외 한인사회에서 돌쟁이 아기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희소성 덕분에 라엘이는 많은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출산 후 아내의 몸도 점차 회복이 되었고, 출산 8개월부터는 문화사역에 복귀하여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저 역시 아내와 많은 부분을 함께 감당했던 일들을 거의 홀로 감당하게 되면서 가장의 무게를 절실히 체험하는 한해였습니다. 이렇게 가정의 새로운 변화가 지속되면서 점점 아빠, 남편, 사역자 등 정체성의 균형을 잡아가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2. 사역 이야기

- 매림 희망 몽족 공동체

지난 6월 고등학교 졸업생 4명을 보내고 신입생 14명을 맞이해 현재 총 47명의 몽족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전자 피아노를 기증 받아 피아노를 가르쳐줄 사람을 기다리다가 일단 아내가 레슨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은 공동체를 책임지고 있던 아짠 몬뜨리 가족이 떠나고 새로운 사역자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현지 사역자들 간의 관계성에서의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저희 가정은 또 새로운 사역자와의 관계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아짠 몬뜨리가 추진했던 프로젝트가 중지되는 안타까운 일도 생겼습니다. 후원금으로 키우던 돼지와 닭은 되팔아 공동체 운영비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 한인 3교회 공동체(중국어예배)

중국어를 전혀 모르던 한국 학생들이 호기심에, 혹은 부모의 권유 등으로 모여 시작된 중국어 예배가 3년째 지속되어 유지되고 있음이 은혜입니다. 현재 한인학생 15명, 중국학생 2명이 매 주일 오후에 모여 잠언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자녀 유학을 위해 함께 온 중국 엄마들이 도우미 역할로 돕기도 했지만, 현재는 저 혼자 감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일 대예배에는 따로 유아실에서 중국인들에게 설교를 통역을 하고 있습니다. 시작 당시에는 많이 버거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월해짐도 느낍니다.

 

3. 재정 이야기

- 태국생활 만 3년을 약 3개월 앞둔 현재, 저희 가정의 재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100% 교회와 개인 후원금으로 충당되었던 재정이, 현재는 80%자립, 20%후원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평신도로서 자비량 선교를 위해 한인 사업장(라텍스 가게, 여행사)에서 단기간 일을 하기도 했지만, 경제활동을 시작함과 동시에 태국 정책의 불안함으로 인해 워크퍼밋(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비자) 문제가 생겼고, 일을 지속할 수 없게 된 시기에 지인의 소개로 중국학생의 홈스테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현재 3명의 학생들 데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지 모르고, 시작단계라 버거운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사역과 경제활동과 가장의 역할까지 감당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4. 비자 이야기

지난 2년간 여행자 비자로 체류하는 까닭에 90일마다 육로로 국경을 넘어야했던 불편함이 있었지만 2014년에는 매림 몽족희망공동체을 담당하는 SEACS(South East Asia Service) 단체의 비자를 받아 저희 가족 3명은 1년 선교사 비자(태국)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외국방문 없이 1년 단위로 갱신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감사한 일입니다. 사실 비자문제는 모든 해외 선교사들에게 어려운 문제인데, 재정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많은 비용이 절감되고, 법적으로도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5. 기도제목

- 영육간의 강건함, 늘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도의 삶

- 몽족 47명의 학생들, 아짠 부부의 공동체 생활

- 홈스테이 확장(희망인원 8명)

- 한인교회 사역 잘 감당할 수 있도록(중국어예배, 설교통역, 음향, 영상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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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감하며....

아날로그가 거의 다 사라진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선교사라서 그런지

어릴적 책으로, 구전으로 접한 선교사들의 이야기와는 많이 다른 환경과 배경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문명의 이기는 개개인이 이길 수 없는 절대적 영향력을 과시하며 우리 삶에 밀접하게 다가와 있고, 그런 환경에서 선교사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도 느끼고 있습니다. 과거 선교활동을 핍박하던 정치적 이념도, 먹고 살 길이 막막한 배고픔의 고통도, 총 칼의 두려움도, 다시는 볼 수 없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도, 불치의 풍토병도 이곳에는 없습니다. 과거는 핍박으로 인해 복음을 지키기 어려웠다면, 지금 이곳은 유혹으로 인해 복음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이곳은 선교에 대한 핍박은 커녕 관심도 없습니다. 그저 외국 선교사들이 가져다 주는 빵(물질)이 좋을 뿐입니다. 그렇게 빵이 복음을 삼켰습니다. 외국 선교사들이 살기에 너무나도 풍족하고, 여유롭고, 편리한 환경은 문명의 이기에 절묘하게 교집된 모습의 유혹입니다. 풍요롭고 편리함이 은혜라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그런 유혹에 빠진 선교사들이 은혜와 복음을 값싸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누군가를 판단할 처지도 못되지만, 짧은 시간 선교사의 정체성을 가지고 지내면서 느낀 점입니다.

저희는 여전히 많은 것을 보고 배워야합니다. 선한데는 지혜롭고 악한데는 미련해야 합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지금, 저희가 이때까지 올 수 있었던 많은 은혜를 헤아려 보고 다시 겸손을 재장전하길 원합니다. 여태껏 기도로 지원해주신 것처럼 새해에도 변함없는 중보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고 가정의 간구하는 기도 제목들이 선하게 응답되어지는 은혜가 있기를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2월

- 황의경, 임지영, 황라엘 올림 -